8월 1일의 일기

RecSys 2022 Challenge 참가 후기.

딱히 방법론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할건 아니고 그냥 드는 생각에 관한 얘기.

올해 참가한 RecSys Challenge는 50등에 가까운 점수로, 그렇게 좋은 성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점수다. 리더보드에서는 13등이었는데 최종 제출할 때 실수가 있었다. 등수 자체는 8등이었던 작년이 훨씬 나았지만, 번엔 논문을 써서 마무리를 지었다는 점을 잘 한 것 같다. 회사에서 실험할 수 있는 형태로 산출물을 만든 것도 좀 잘 한 것 같다.

가끔 머리가 나빠졌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서버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epoll같은 비동기 프로그래밍을 눈 감고도 할 수 있었다. (사실 진짜 눈 감고는 못 할 것 같다.) 뭔가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엔, 적분을 쪼금 더 잘 했던 것 같다. 집중력도 훨씬 좋았다. 이런 능력은 나이를 먹어가며 감소를 하나? 정말 감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자주 쓰지 않으면 까먹게 되는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떤 부분을 잃은 만큼, 어떤 부분은 얻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전에는 제약사항이라고 생각하던 조건들을, 더 이상 제약사항이 아니라 조절 가능한 패러미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테면, pytorch에서는 gradient 계산을 explicit하게 내기 어려운데,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던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어쩌다 보니 이 챌린지를 내가 (어느 정도) 리드해서 하게 되었는데, 내가 생각보다 어쩔 때는 멍청하고, 어쩔 때는 내 생각보다 프로젝트 리드를 잘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여전히 내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조금 깨지게 되었다. 이 나이가 되서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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